"누구를 주범으로 만들지 결정하는 권한"… 국정조사서 드러난 '정치검찰' 조작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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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MBC 유튜브 방송 캡쳐
검찰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강도 높게 비판한 가운데, 9일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서는 박 의원의 지적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과 증언들이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과 증인들의 입을 통해 드러난 '정치검찰'의 권한 남용 실태를 조명한다.
■ 박은정 의원 "조작과 왜곡, 정치검찰 가능케 하는 시스템 개혁해야"
박은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가 수사부터 재판까지 전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열거했다. 그는 "누구를 주범으로 공소사실을 작성할 권한", "회유 증인을 공익제보로 인정할 권한", "구형을 확 줄여줄 권한", "수많은 죄명 중 줄이거나 늘리는 권한" 등을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윤석열 검찰이 저 많은 권한으로 회유협박거래하며 무소불위로 조작하고 왜곡한 것"이라며 "조작과 왜곡은 1차적 수사 개시권만이 아니라 2차 수사권에서도 기소권과 결합하면 마찬가지로 작동될 수 있다. 정치검찰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서해 피격 사건, "대통령실 지시로 기획된 하명 수사"
이날 기관보고에서는 2022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어떻게 번복되었는지에 대한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내부 문건을 거론하며 "김규현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대통령이 7월 5일 09시 30분 고발 지시를 했다. 이것이 서해 피격 사건의 전모"라고 폭로했다. 그는 "기소는 모두 무죄, 그리고 아무런 관련도 없는 안보실 1차장이 기획해서 정권의 하명 수사, 하명 감사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호홍 국정원 2차장 역시 "7월 5일 김규현 원장이 대통령께 보고할 때 (직접 고발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며 사실상 수사 개시에 대통령실의 하명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경의 수사 결과 번복 직전 열린 대통령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성격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대북 관계 및 국가 안보 관련 극비 상황을 논의하는 NSC에 왜 검사 출신이자 윤석열의 최측근인 주진우 당시 법률비서관이 참석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대통령실이 직접 수사에 개입하고 감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와 공판을 담당했던 이희동 검사의 애매한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검사가 '개인적으로는 실족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정작 공판 과정에서는 이를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이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놓고 검찰은 재판 내내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이렇게 입장이 명확하지 않은 채로 이 수많은 사람들을 수사하고 감옥에 넣었다"고 질타했다.
■ 통계 조작 의혹, "진술 조작은 감사원이, 공소장은 검찰이"
국가 통계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감사원의 강압적인 표적 감사와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합작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엠지(MZ) 세대의 유행어를 인용해 "진술 조작은 감사원이 할게, 공소장은 검찰이 쓸래? 감사원과 검찰의 합작 조작극"이라고 직격했다. 이 의원은 "조작 통계는 없었고 조작 증거, 조작 감사, 조작 수사, 조작 기소만이 있었던 것"이라며 검찰이 재판 과정에서 슬그머니 공소장의 '조작' 표현을 '수정'으로 변경한 사실을 지적했다.
감사원의 인권 침해적인 조사 방식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의 자체 운영쇄신 TF 결과를 인용하며 "육아휴직 중이던 여직원을 오전 9시 34분에 데려와서 다음 날 새벽 6시 9분까지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지 잘 생각해 봐라, 통계 업무가 날아가면 구조조정을 당할 수 있다 등의 협박성 용어를 통해 강압적인 감사를 한 게 사실 아니냐"며 감사원 사무총장을 강하게 추궁했다.
■ 진상 규명과 시스템 개혁의 갈림길
서영교 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열며 "서해 사건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으나 모두 무죄라고 하는 판결이 났습니다. 국정원 보고서를 보면 하명이다라고 하는 내용도 나와 있다"며 "이제는 진상을 규명하고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조특위를 통해 드러난 숱한 증언들은 검찰의 권한이 유관기관의 통제 없이 행사될 때 어떠한 부작용을 낳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정인을 옥죄기 위한 '먼지떨이식 수사'와 '답정너식 감사'가 실재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사법 시스템 개혁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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