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혁시민사회·정치권 합의 가능 공통분모부터"…'개헌 어떻게?' 국회 쟁점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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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연대회의, 대한민국헌정회, 시민개헌넷,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이주희 국회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 토론회가 7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설동본 기자"헌법은 국가의 근간이자 시민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약속입니다. 그럼에도 제1야당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에 개헌 논의를 하자며 끝내 개헌안 발의에 불참했습니다. 헌법개정은 새로운 사회의 기틀을 세우는 과정인만큼 보수와 진보 간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머리를 맞대고 심도깊게 논의하는 자리가 절실합니다."
지난 3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6개 정당이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비상계엄 국회 통제권 강화,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 명시 등을 골자로 한 헌법개정안을 제출한 가운데, 진보와 보수단체가 심도있는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시민개헌넷과 대한민국 헌정회,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진보·보수 시민단체와 이주희 국회의원은 7일 국회에서 개헌 토론회를 열고 “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 : 지방선거 동시개헌을 둘러싼 쟁점들”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시민사회와 국회가 한 자리에 모여 현 시기에 요구되는 개헌의 내용과 그 방법을 논의하고, 우리 사회에서 합의가 가능한 개헌의 주제는 무엇인지, 단계적 개헌론에 대한 입장과 단별 개헌의 시기와 내용 등이 토론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라운드테이블 인사말에서부터 단체 간 이번 지방선거 동시개헌 추진을 바라보는 입장이 확연히 다른 입장이 달라보였다.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회장보수단체 리더격인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회장은 "오랫동안 개헌을 요구해 왔던 단체로서 지금의 개헌추진이 충분한 논의와 폭넓은 합의 없이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하며 "오늘의 토론회가 의미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서두를 열었다.
진보성향의 류종열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시민사회가 요구해 오던 내용이 이번 지방선거 동시개헌에 반영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며 "그러나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향후 총선이나 대선에서도 개헌의 가능성이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 동시개헌이 개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속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국회에서 187명이 서명해서 제안된 개헌안의 내용과 국회의 추진 태도를 봤을 때 개헌사에 좋지 못한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기우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 동시개헌이 경비 절감 및 투표율 제고의 이유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개헌에 드는 비용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필수 비용이라는 점에서 끼워팔기 식으로 개헌 국민투표가 진행되는 것이 부적절하다"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개헌 내용면에서도 진정성도 시급성이 없는 알맹이 없는 개헌안이 우려스럽다"며 "특히 균형 발전 조항 개정의 경우 어떻게 균형발전이 실현될지 구체적 실현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선언문에 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역대 개헌이 단독 국민투표로 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국회 내 상임위원회로서 헌법위원회 설치와 20년치 잠정 국민투표 날짜를 미리 공표하는 스위스 모델을 제안하기도 했다. 헌법 개정이 특별한 정치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 정치과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서채완 시민개헌넷 공동사무처장,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양이현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설동본 기자 시민사회가 오랜 기간동안 개헌을 요구해왔음에도 국회에서 개헌을 합의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최소한의 합의를 거쳐 국민들이 헌법개정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이현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이번 개헌안에서는성평등 실현 원칙 명기와 국민발안제 도입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히, 성평등 실현 원칙 명기와 국민발안제 도입은 빛의 광장에서 주권자 시민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한 ‘차별금지·성평등·인권·소수자 권리’, ‘정치개혁과 민주주의·정치참여 확대’ 의제와 직결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의 요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개헌안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그는 또 "지금의 헌법이 기후위기와 AI 등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미래사회에 부합한다"며 "모든 시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개헌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참여와 숙의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헌법이 개정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실패를 돌아봐야하고 그 중 가장 가까운 2017-18년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이 통과되지 못한 실패 이유부터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40년 가까이 오랜기간 동안 쌓인 개헌 쟁점을 모두 늘어놓고 논의를 하려다 보니 의견 수렴을 하지 못했고 그 상황에서 결국 대선이 이슈를 모두 끌어들여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짚었다.
특히 이러한 과거의 경험이 이번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 과연 충분히 고려되었는가 검토할 때 ‘아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시대에 뒤떨어진 헌법에 대한 개헌 요구가 많은데 2차 개헌 계획도 이야기하지 않는 민주당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장 교수는 "단계적 개헌에서도 선후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개헌안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고 무엇보다 합의 과정 자체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취약점"이라며 "성공적인 개헌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소망을 담아내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헌조 범사련 상임공동대표이에 반해 임헌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공동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숙의 없이 갑자기 지방선거에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함께 계엄 요건을 강화하는 개헌 조항에 대해서는 지난 12.3 계엄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의를 받았다"고 운을 똈다.
그는 "특히 5.18 정신을 전문에 넣는 것과 계엄 요건 강화 조항은 정치적 진영논리를 격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과연 이번 개헌안이 국민통합을 위한 개헌안인지 아니면 진영논리를 위한 개헌안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헌은 시간을 갖고 범국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하고 시민 참여의 개헌이자 통합을 향한 과정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채완 시민개헌넷 공동사무처장도 "시민개헌넷이 지속적으로 개헌을 요청하며 개헌특위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바쁘게 진행되는 헌법개정 과정 속에서 이러한 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헌법개혁이 사회 각계각층의 지지와 참여가 보장될 때 성공적일 수 있다는 ‘헌법 제정 과정에 대한 유엔 지원 지침’의 내용을 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헌과정에서는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6개 정당의 개헌안 발의는 장기간 정체된 개헌 논의를 정치권에서 재가동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헌의 첫단추를 끼운 것 뿐이며, 이를 토대로 시민과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단계적 2차 개헌을 진행해야 한다는데 방점이 찍혔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이에 대해 "시민사회가 앞으로 개헌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공간으로서 개헌 논의를 정치권 중심의 의제에서 시민사회로 확장하고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나가는 첫걸음이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7일 라운드테이블을 마친 보수와 진보단체 참석자들은 오늘 토론회가 개헌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활동을 펼쳐가기 위한 첫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설동본 기자분권형 권력구조 개편이 개헌에 꼭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이시종 대한민국헌정회 개헌특위 간사는 "예민하지 않은 이슈부터 개헌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 동의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권력구조에 대한 개헌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소극적 개헌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10차 개헌이 여야 합의하에 국회 단원제를 양원제로 바꾸는 큰 공을 세우는 역사적·미래지향적 개헌이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혁단체 참석자들은 지방선거 동시개헌에 대한 평가가 상이하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차이점보다 공통점을 중심으로 향후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이들은 "오늘 토론회가 개헌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활동을 펼쳐가기 위한 첫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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