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값 떨어졌는데 라면·과자·빵 값 그대로…담합 구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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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제당업체들의 설탕 가격 담합에 대해 4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원재료 가격은 안정되거나 하락했음에도 가공식품 원료 가격은 계속 오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비협)가 20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당업체 3곳이 약 4년 동안 음료·과자 제조사 등 기업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 시기와 폭을 서로 합의해 온 사실을 적발하고 총 4,0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공정위는 국내 제분업체 7곳의 밀가루 가격 담합 의혹도 조사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원재료는 내려갔는데 제품 가격은 상승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2022년 1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주요 원재료 가격 흐름과 가공 원료 가격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밀 가격은 약 15.2% 하락했고 원당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밀가루 가격은 20.3%, 설탕 가격은 무려 37% 상승했다.
특히 밀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2023년에도 밀가루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재료 가격 변동이 소비자 가격에 비대칭적으로 반영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주요 원재료 및 가공식품 분기별 가격 (단위: kg/원,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는 빠르게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맞춰 올렸지만 원재료 가격이 내려갈 때는 인하 폭을 제한해 최종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수사가 본격화되자 일부 업체들은 밀가루와 설탕 가격을 최대 6%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밀가루와 설탕은 라면·과자·빵 등 가공식품 제조 원가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그동안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던 만큼,이제는 제조 원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최종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생활필수품 시장은 소수 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가 형성돼 있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은 현실이다. 이 때문에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도 제품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소비협은 “독과점 시장에서 가격 담합이 관행처럼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수사와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이어 “생활물가 상승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실제 가격 인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원재료 업체뿐 아니라 가공식품 기업들도 적극적인 가격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협은 생활필수품 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강도 높은 제도 개선과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앞으로도 생활필수품 시장의 가격 교란 행위를 감시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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