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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인근 초고층 재개발 반대"…역사·종교·건축·시민사회, 유네스코에 공동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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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설동본기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2-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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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요청·국가유산청 재검토 의견에도 사업 변경 강행 서울시 비판
종묘 보편적 가치·역사경관 훼손 우려 제기…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 촉구

참여연대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 2층 아름드리홀에서 세운4구역 관련 서울시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대영 기자
참여연대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 2층 아름드리홀에서 세운4구역 관련 서울시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설동본 기자

역사·고고학·민속학 등 31개 학회와 문화유산 관련 6개 협회, 종교·건축계, 시민사회 단체들이 1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세계문화유산 종묘 인근 초고층 재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서한문을 이메일과 우편으로 전달했다.

이들은 해당 사업이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와 역사적 경관, 공간적 맥락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세계유산협약이 요구하는 보존 원칙과 국제 기준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세계유산영향평가(Heritage Impact Assessment) 실시 요청과 국가유산청의 재검토 의견에도 불구하고 사업 변경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함께 이들은 "이미 확정된 계획을 뒤집고 용적률과 건물 높이를 대폭 상향한 것은 위법·부당한 행정"이라고 지적하며, "세계유산 인접 지역에서 요구되는 절제와 보존 원칙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종묘 인근 초고층 개발 계획의 즉각 철회와 국제 기준에 따른 세계유산영향평가의 신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아을러 이들은 "세계유산 보존보다 개발 이익을 우선하는 선례가 될 경우 향후 다른 문화유산과 역사도시 경관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책임 있는 재검토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종묘 인근 초고층 재개발 사업 반대 공동서한’ 국문과 영문본이다

<서한문 국문>

대한민국 서울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종묘 인근 초고층 재개발 사업은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관련 법과 국제 기준을 무시한 채 해당 사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역사학계·건축계·종교계·시민사회는 이러한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본 서한을 유네스코에 전달합니다.

세계문화유산 종묘 인근 초고층 재개발 사업에 대한 한국 학계와 시민사회의 우려와 전면 재검토 요청을 담은 서한

종묘는 1995년 대한민국 제1호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입니다. 단일 건축물의 보존을 넘어 제례 공간, 열린 하늘, 주변 지형과 시야, 역사적 도시 맥락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문화경관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세계유산협약과 국내 문화유산보호법에 따라 종묘의 물리적 실체뿐 아니라 경관과 환경, 맥락 전반을 함께 보존할 책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와 대한민국 국가유산청 또한 일관되게 세계유산 인근의 고층 개발이 종묘의 경관과 시야, 공간적 위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음을 경고해 왔습니다. 특히 2025년 1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한국 정부에 종묘 인근 개발과 관련하여 세계유산영향평가(Heritage Impact Assessment)를 실시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는 해당 사안이 단순한 도시개발 문제가 아니라, 세계유산의 보존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대한 사안임을 국제적으로 확인한 조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한 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전면적으로 회피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세운지구 초고층 개발이 종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며, “국내 법령과 조례상 절차만 준수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세계유산협약이 요구하는 국제적 기준과 공동의 책무를 축소·부정하는 태도입니다. 절차적 정당성과 보존 원칙이 결여된 개발은 세계유산의 ‘활용’이 아니라, 그 가치를 소진하고 훼손하는 또 다른 형태의 파괴에 가깝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서울시가 이미 장기간의 공적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확정된 행정 결정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점입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사업성 검토, 국제설계공모 등 수많은 공적 절차를 거쳐, 2020년 최고 높이 71.9m, 약 20층 규모의 사업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2022년 관리처분계획인가, 2023년 기존 건축물 철거까지 완료되어 사업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선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사업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용적률을 600%에서 1,000%로 대폭 상향하고, 건물 최고 높이를 기존의 두 배에 가까운 38층으로 상향하는 전면적 사업 변경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관리처분계획 이후 사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변경을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사정 변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명백한 절차 위반이자 행정의 자기부정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변경안은 역사도시 서울과 세계유산 종묘가 지닌 축적된 공간 질서와 장소적 맥락을 존중하기는커녕, 개발 효율을 우선시하는 고층·고밀도 개발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적용한 결과입니다. 

또한 서울시는 녹지생태축 조성이라는 공공사업의 재정 부담을 과도한 용적률 완화와 초고층 개발, 인근 도시정비사업에 부담 전가 등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개발은 세계유산 인접 지역에서 요구되는 절제와 보존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방식입니다.

2026년 1월 26일, 대한민국 국가유산청은 해당 사업이 세계유산 종묘의 보존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세운4구역 통합심의 절차 전반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공식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수용하기는커녕 오히려 국가유산청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머, 중앙정부의 전문적 보존 판단마저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역사학계, 건축계, 종교계, 시민사회는 종묘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경관 훼손 우려, 그리고 서울시의 위법·부당한 행정 절차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시민 10명 중 7명이 종묘 인근 재개발에 대해 개발 제한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는데도, 서울시는 사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종묘와 같은 핵심 세계유산 인접 지역에서 이러한 선례가 용인될 경우, 향후 다른 궁궐과 왕릉, 역사도시 경관 전반에까지 통제하기 어려운 개발 압력이 확산될 우려가 큽니다.

종묘 앞 초고층 개발의 강행은 대한민국이 문화유산 보존보다 개발 이익을 우선시하는 국가라는 국제적 인식을 남길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관광 경쟁력 약화와 고부가가치 문화관광 기반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유네스코의 기술적 자문 축소, 국제 보존 지원 중단, 향후 세계유산 신규 등재 과정에서의 불이익 등 중대한 국제적 후과를 초래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을 분명히 요구합니다. 

하나, 서울특별시는 법적·행정적 절차를 무시한 종묘 인근 초고층 재개발 사업 변경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대한민국 정부와 서울시는 세계유산협약과 문화유산보호법에 따른 국제적 기준에 따라, 종묘 인근 개발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즉각 이행하라.

지금이라도 서울시는 위법하고 부당한 행정을 중단하고, 세계유산 종묘와 서울의 미래를 지키는 책임있는 결단에 나서야 합니다. 2026. 2. 12.

[역사] 역사학, 고고학, 민속학 관련 31개 학회와 학술단체 및 문화유산 관련 6개 협회 (무형유산학회, 민족문제연구소, 부산고고학회, 비교민속학회, 실천민속학회, 역사교육학회, 역사문제연구소, 영남고고학회, 조선시대사학회, 중부고고학회, 한국건축역사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고대사학회, 한국구석기학회, 한국대중고고학회, 한국도시사학회, 한국목간학회, 한국미술사학회, 한국민속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상고사학회, 한국신석기학회,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민속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 역사학회, 한국중세고고학회, 한국청동기학회, 호남고고학회, 호서고고학회, 국가유산기능인협회, 국가유산수리기술자협회, 국가유산보존기술협회, 국가유산수리협회, 한국국가유산실측설계협회, 한국문화유산협회), [종교]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 빈민사목위원회, NCCK 교회와사회위원회, [건축] 새건축사협의회, [시민사회] 참여연대, 문화연대, 도시연대,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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