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외치며 등 뒤에선 '수주전'...포스코이앤씨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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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명 신안산선 붕괴 사고 수습은 '거북이걸음', 신규 수주엔 '광폭 행보'
오·탁수 무단 방류 등 환경 문제까지 겹쳐...주민 고통 외면
포항제철소 사고 등 그룹 전반의 '안전불감증' 도마 위에

4일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건설)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중림동 398번지 일대 재개발조합 현장 설명회에 참석, 수주 의지가 담긴 플래카드 글씨 앞에서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림동 재개발 조합원 제공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습니다." 지난해 경기 광명 신안산선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사퇴한 자리, 구원투수로 등판한 송치영 신임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내뱉은 말이다.
당시 대통령의 질타와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 속에 '안전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야심 차게 현장 중심 경영을 선언했던 포스코이앤씨. 하지만 지금 그들의 시선은 과연 '현장의 안전'을 향하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먹잇감'을 향하고 있는가에 대한 시각이 시민사회의 생각이다.
현재 광명 신안산선 사고 현장의 시계는 멈춰있다. 붕괴 사고 이후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으며, 피해 보상과 원상 복구라는 사후 처리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현장 오·탁수 무단 방류라는 환경적인 문제까지 불거졌다. 특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생하는 문제들 앞에서 시공사의 책임 있는 자세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지역 사회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기이한 것은 포스코이앤씨가 보여주는 '두 얼굴'이다. 한쪽에서는 사고 수습과 피해자 구제라는 본연의 책무를 방기한 채 침묵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그들은 조합원들에게 '최고의 사업 조건', '명품 아파트 건설'을 약속하며 대대적인 홍보전과 언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화려한 조감도와 달콤한 약속이 오가는 수주 설명회장에서, 광명의 붕괴 사고 피해자들이 흘리는 눈물은 철저히 지워졌다. 최소한의 자숙 기간도 없이, 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규 수주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은 '안전 경영'이 아닌 '탐욕 경영'에 가깝다.
이러한 모순적인 행태를 바라보는 광명 신안산선 피해자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다. "우리의 피해는 나 몰라라 하면서, 다른 곳에 가서 또다시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것이냐"는 피해자들의 씁쓸한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이는 비단 포스코이앤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보가 포스코 그룹 경영진 전반에 깔린 그릇된 마인드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시민사회는 지적하고 있다. 반복되는 포항제철소 내 인명 사고를 겪으면서도 근본적인 안전 대책보다는 생산성 논리가 앞서는 그룹 특유의 문화가 건설 현장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 중심 경영'을 표방했으나, 그 현장에 '사람'은 없고 '이윤'만 남았다. 진정한 안전 경영은 사고 발생 후 보여주는 태도에서 증명된다. 과거의 잘못을 제대로 씻어내지도 않은 손으로 새로운 악수를 청하는 포스코이앤씨. 과연 그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할지, 시장과 소비자는 묻고 있다.
시민사회는 "지금이라도 포스코이앤씨는 허울뿐인 구호를 거두고, 신안산선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며 "그것이 신규 수주를 위한 그 어떤 홍보보다 강력한 신뢰의 회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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