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인권은 베트남전쟁에도 적용돼야”
페이지 정보

본문
지난해 9월 하미학살 피해자 유가족들, 진실화해위 행정소송 대법원 상고. 민변베트남전민간인학살진실규명TF “가자지구의 포화와 이란을 둘러싼 중동의 전운이 지구촌 평화를 위협하는 지금, 한때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한국과 베트남 두 국가 정상의 만남은 그 자체로 전쟁의 참상을 넘어선 평화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무고한 민간인, 특히 어린아이들의 생명이 유린당하는 현재의 비극은 60여년 전 베트남 땅에서 우리가 마주했던 그 아픈 역사와 결코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는 20일 ‘보편적 인권’은 베트남전쟁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과 관련, 이제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베트남 국빈 방문 길에 오른다. 양국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서 긴밀한 경제 협력을 이어온 만큼, 이번 방문 역시 경제·외교적 성과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이번 국빈 방문은 시장 확대나 경제적 실익을 넘어, 지난 전쟁의 상흔을 어떻게 ‘평화의 교훈’으로 전환할 것인지 전 세계 앞에 증명하는 엄중한 시험대가 되어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베트남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해 자행되었던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규명하고 인권의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진력해온 한국 시민사회와 베트남 피해자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가의 책임 있는 응답을 강력하게 촉구해 왔다. 2025년 6월 1만명의 시민 청원이 대통령실에 전달됐고, 피해생존자가 직접 국가배상소송의 상고 취하를 요청하며 현 정부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절박한 호소로부터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부는 공식적인 답변이나 조치 없이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베트남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 전향적 태도를 취할 것을 당부 드린다”라던 대통령의 과거 발언은 실천 없는 수사(修辭)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관련해 이미 대한민국 사법부는 두 차례에 걸쳐 국가 책임을 명확히 했다. 퐁니·퐁녓 학살 피해 생존자 응우옌티탄이 제기한 소송에서 1심(2023년)과 2심(2025년) 재판부는 모두 전쟁범죄의 진실과 우리 정부의 배상 책임을 명확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법원 상고를 유지하며 소송을 장기화하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는 오만한 행위이자 진실을 지연시켜 피해자를 고통 속에 방치하는 처사다. 대통령이 말한 ‘최선’이 진심이라면 상고 취하는 그 약속을 실천하는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최근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비판하며 강조해온 ‘보편적 인권 존중’과 ‘침략 전쟁 부인’의 원칙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가자지구와 이란의 인권을 말하는 그 목소리는 60년 전 베트남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의 진실 앞에서도 일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과거 외교 당국은 ‘베트남 정부가 사과를 원치 않는다’는 왜곡된 논리로 진실을 가려왔으나, 베트남 외교부는 이미 2025년 공식 논평을 통해 ‘전쟁 상처 극복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거듭 요구했다“며 ”이제는 낡은 외교적 관행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한 때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 대통령이 내놓아야 할 응답은 분명하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사법부 판결로 확인된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공식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명확히 사과하라. ‘유감’이나 ‘마음의 빚’과 같은 모호한 수사 뒤에 숨지 말고, 가해 사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책임 있는 언어를 내놓아야 할 것과 현재 진행중인 국가배상소송의 상고를 즉각 취하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 방안을 마련하라. 대법원 판결까지 시간을 끌며 피해자들을 고통 속에 방치하는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대통령이 말한 ‘최선’의 시작,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베 양국이 과거의 폭력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평화의 이정표를 함께 세워야 한다. 과거의 상흔을 치유하지 않고서는 미래의 동반자 관계도, 아시아의 평화도 온전할 수 없다는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국빈 방문이 단순한 ‘세일즈 외교’를 넘어, 아시아의 깊은 상흔을 치유하고 진정한 평화 공동체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나아가 양국 정상이 나란히 서서 가자와 이란, 그리고 세계 곳곳의 전장을 향해 ‘모든 전쟁과 살상을 멈추라’는 평화의 다짐을 외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기대하는 인권 국가 대한민국의 품격이자 성찰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 이전글레바논 집단학살·미국 가짜 휴전·석유 회사 수익 증가…'더블 탭' 팔레스탄인은? 26.04.20
- 다음글해외 거주 마지막 독립유공자 이하전 지사 유해봉환식 26.04.2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