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 승인 카지노, 인신매매·고문 범죄단지와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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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쯔러이톰(Crown Chrey Thum) 카지노 단지의 상업도박관리위원회(CGMC) 승인 지도(상단)와 국제앰네스티가 지목한 CT03 사기 범죄단지(하단, 노란색 표시). 두 지도에서 빨간 박스는 피해자 2명이 불법적으로 구금된 위치를 나타낸다. Amnesty International and CGMC캄보디아에서 정부 승인을 받은 카지노 최소 12곳이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고문 등이 이뤄지는 범죄단지와 직접 연루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국제앰네스티가 캄보디아 상업도박관리위원회(CGMC)의 공식 문서를 분석한 결과, 인권 침해 기록이 있는 시설을 카지노 소유주들이 직접 통제하고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 피해 생존자들은 범죄단지에 감금돼 사기 행위를 강요받던 당시 해당 장소가 카지노 부지 안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특히 문제로 지목된 카지노 상당수는 캄보디아 정부가 전국적인 범죄단지 단속을 선언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사이에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승인 대상에는 현지 대기업 앙코 브라더스(Anco Brothers Co. Ltd.)가 소유한 크라운 카지노(Crown) 3곳도 포함됐다.
뉴 베네치안(The New Venetian) 카지노 단지의 상업도박관리위원회 승인 지도(왼쪽)와 국제앰네스티가 지목한 BA03 사기 범죄단지(오른쪽). 두 지도에서 빨간 박스는 아동 피해자가 불법적으로 구금된 위치다. Amnesty International and CGMC몬세 페레르(Montse Ferrer)국제앰네스티 지역조사국장은 “이번 조사는 정부가 승인한 카지노와 범죄단지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보여준다”며 “캄보디아 정부가 범죄 산업 근절을 약속하면서도 동시에 해당 시설 개발을 승인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신매매와 고문에 연루된 시설이 왜 계속 승인되고 있는지 당국이 설명해야 한다”며 “이 같은 카지노가 운영되는 한 내부 인원들은 지속적인 착취와 노예화 위험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크라운 바벳(Crown Bavet) 카지노 단지의 상업도박관리위원회 승인 지도(하단). 빨간 박스는 피해자가 2025년 12월 감금 장소로 지목한 건물이다. Amnesty International and CGMC◇ 사기 범죄단지와 연루된 정부 승인 카지노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캄보디아 상업도박관리위원회(CGMC)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사이 카지노 운영 계획을 승인했다.
승인 대상에는 포이펫(Poipet), 바벳(Bavet), 쯔러이톰(Chrey Thum)에 위치한 ‘크라운 카지노(Crown)’와 시하누크빌(Sihanoukville)에 있는 ‘매저스틱 투(Majestic Two)’, ‘매저스틱 호텔 앤 카지노(Majestic Hotel & Casino)’등이 포함됐다.
이들 시설의 이전 소유주는 지난 1월 불법 채용, 대규모 사기, 조직범죄,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CGMC가 공개한 카지노 단지의 지도와 위성 사진, 현장 조사 및 생존자 수십 명의 증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앰네스티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캄보디아 스캠 사기 범죄단지(Scamming Compounds)에 관한 보고서에서 지목했던 범죄단지 11곳이 카지노 부지 내에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던 ‘크라운 바벳 카지노(Crown Bavet Casino)’ 역시 최근 인권 침해 사례와 연관된 것으로 새롭게 드러났다.
실제 피해자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제앰네스티가 2026년 1월 인터뷰한 케냐 출신 피해자 2명은 해당 카지노 단지에서 강제노동을 강요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중 1명은 2025년 12월까지 해당 시설에 감금돼 있었으며, 당시 직접 촬영한 사진을 통해 크라운 카지노 로고와 건물을 식별했다. 또한 CGMC 지도상 15번인 ‘주거 및 사무용’로 표시된 건물이 실제 감금 장소였다고 지목했다.
크라운 리조트(포이펫, Crown Resorts Poipet) 카지노 단지의 상업도박관리위원회 승인 지도(왼쪽)와 국제앰네스티가 지목한 PO18 사기 범죄단지(오른쪽). 두 지도에서 빨간 박스는 피해자 2명이 불법적으로 구금, 폭력 위협을 받은 위치를 나타낸다. Amnesty International and CGMC◇ “아이들이 울고 있었다”… 카지노 내부 인권 침해 증언
국제앰네스티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인터뷰한 생존자들은 카지노 단지 내 감금 장소를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폭력과 고문 실태를 증언했다.
포이펫 크라운 리조트에 수개월간 감금됐던 피해자 2명은 전기 충격봉으로 위협을 받으며 자금세탁에 악용될 수 있는 계좌 개설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구글 지도를 통해 ‘크라운 카지노’ 간판이 있는 건물 입구를 지목하며 해당 장소로 끌려가 감금됐다고 말했다.
한 여성 피해자는 "감시원들이 방에 들어올 때마다 전기 충격봉을 작동시켰고, 방 안에 있던 아이들이 울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건물은 지도상 ‘식당 및 사무실’로 표시된 곳이었다.
아동 시절 캄보디아로 인신매매된 또 다른 피해자 사왓(가명)은 크라운 쯔러이톰(Crown Chrey Thom) 단지에 감금된 뒤, 뉴 베네치안 리조트(The New Venetian Casino and Resor)가 운영하는 카지노로 옮겨졌다. 그는 이 시설 E동 8층에서 고문을 당한 뒤 “마지막 식사를 하라”는 말을 들었으며, 탈출을 시도하다 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구조됐다고 증언했다.
E동은 CGMC가 승인한 해당 카지노 단지 지도상 ‘호텔’로 표시돼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현장 방문 당시 C·D·E동 입구에서 ‘뉴 베네치안 카지노 앤드 리조트’ 로고가 표시된 표지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지노 키욤(워 카지노, Casino Kyom/Wo Casino) 단지의 상업도박관리위원회(CGMC) 승인 지도(우측)와 국제앰네스티가 지목한 KA02 사기 범죄단지(좌측). 빨간 박스는 피해자가 감금돼 고문을 당했다고 진술한 C·D동 위치다. Amnesty International and CGMC◇ 조직적 인권 침해 패턴… 책임 규명 필요
국제앰네스티는 CGMC가 승인한 다수의 카지노 건물이 2025년 6월 보고서에서 지목된 범죄단지와 동일 시설 내에 위치한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시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인권 침해가 보고된 가운데, 피해자들이 감금되는 등 유사한 침해 양상이 모든 장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6월 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최소 3개 카지노와 연루된 인권 침해 사례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몬세 페레르 국제앰네스티 지역조사국장은 “이들 카지노에서 기록된 학대의 규모와 조직성을 고려할 때 해당 산업은 고위험 분야로 볼 수 있다”며 “기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캄보디아 정부는 관련 카지노에 대한 도박업 허가를 즉각 중단하고, 해당 시설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에 대해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카지노 소유주와 투자자, 운영자 등 국제법상 범죄 또는 중대한 인권 침해에 연루된 모든 이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제기된 혐의에 대해 답변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CGMC와 관련 기업들에 질의서를 발송했으나, 발표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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