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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국회 정책영상플랫폼 영상 캡쳐

      

    지난 330, 국회 정책영상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재생에너지와 핵발전은 공존할 수 있는가' 초청 강연회에서 세계적인 에너지 정책 권위자 벤자민 K. 소바쿨(Benjamin K. Sovacool) 교수는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 안전성, 그리고 에너지 안보에 대해 방대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기후 위기와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가 다시 거론되는 가운데, 소바쿨 교수는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비당파적인 학자의 시선으로 원전의 민낯을 해부했다.

     

    경제성 관점: "예산은 항상 두 배로 뛴다"감춰진 외부효과와 해체 비용

     

    원전을 지지하는 주요 논리 중 하나는 '저렴한 전기'. 그러나 소바쿨 교수가 전 세계 662, 13,5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는 "원전 프로젝트의 97.2%가 예산 초과를 겪었으며, 평균적으로 당초 예상보다 100% 이상(2)의 비용이 더 발생했다"고 밝혔다. 평균 건설 기간 역시 7.5년에 달해 기후 위기나 당장의 전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의 예산 초과율이 10% 내외이거나 거의 0에 수렴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특히 환경과 직결되는 '외부효과(Externalities)' 분석도 눈길을 끌었다. 대기오염, 수자원 사용, 방사성 폐기물 처리, 생태계 훼손 등 숨겨진 비용을 계산했을 때, 원전의 외부효과 비용은 kWh당 약 5.63센트로 산출되었다. 이는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나아가 수백조 원에 달할 수 있는 원전 해체 비용과 영구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 비용까지 포함한다면 원전의 실질적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소형모듈원전(SMR)의 안전성 관점: "위험 없는 에너지는 환상혁신이 곧 위험일 수 있다

     

    차세대 원전으로 각광받는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물리학 저널과 업계 일각에서는 SMR'위험 없는 에너지', '탈탄소 오아시스'를 제공할 것이라 장담하지만, 소바쿨 교수는 이를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온 과학적 허구(Imaginaries)"라고 일축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원전 업계의 낙관적 전망치를 적용하더라도 SMR은 여전히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2배 이상 비쌀 것으로 예측되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안전성이다. 소바쿨 교수는 "과거 체르노빌 4호기나 스리마일 아일랜드 4호기 등 최악의 원전 사고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최신 원자로'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원자력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극도의 복잡성을 띠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적인 디자인(SMR )이 실제 도입되었을 때 오히려 예기치 못한 치명적 사고(Risk of Innovation)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확률론적 위험 평가를 인용하며 "향후 15년 안에 후쿠시마급 사고가 재발할 확률이 50%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안보와 정치적 관점: 군사적 기원과 AI 전력난의 역설

     

    원전이 단순히 시장의 논리가 아닌 '국가 안보'의 논리로 굴러간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소바쿨 교수에 따르면 원전은 역사적으로 강력한 국가 통제, 군사적 목적(핵무기 및 원자력 잠수함), 테크노크라트 중심의 의사결정, 그리고 시민사회의 반대 억압이라는 조건이 갖춰진 환경에서만 성장해 왔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리마일 원전을 매입하고, 각국이 AI 전력 확보를 위해 원전에 주목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뼈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AI 발 전력 폭증으로 안보적 차원의 전력 수급이 발등의 불이 된 것은 맞지만, 건설에만 10년 가까이 걸리는 원전은 단기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현재 미국 내 신규 발전 용량의 99%는 건설이 빠르고 유연한 육상 풍력과 태양광이 채우고 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상호 배타적(Mutually Exclusive)"

     

    강연의 핵심 질문이었던 '공존 가능성'에 대해 소바쿨 교수는 단호하게 "아니오(No)"라고 답했다. 국가의 한정된 재원과 인프라, 기술 인력의 특성상 원전을 선택한 국가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뒤처지는 '구축 효과(Crowding Out)'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구축 효과: 경제학 용어로, 어떤 부문의 지출이나 투자가 늘어나면서 다른 부문의 지출이나 투자가 줄어드는(밀려나는) 현상

     

    그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만약 원전을 추진하겠다면 긍정적인 면만 부각할 것이 아니라, 치명적인 사고 위험, 끝을 알 수 없는 건설 및 해체 비용, 그리고 폐기물 보관 문제까지 모든 비용과 위험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제적 책임을 지는 구조(Full-cost accounting)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객관적 데이터와 철저한 환경영향 검증 없이 막연한 '기술 낙관론'만으로 국가의 에너지 백년대계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묵직한 경고다.

    정화일기자
    조회수11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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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8일 '나프타 위기 속 드러난 한계,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보완 방향'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노상엽 기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8일 '나프타 위기 속 드러난 한계,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보완 방향'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설동 기자

    나프타 대란으로 산업계와 일상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와 국회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전면 수정·보완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나프타 위기 속 드러난 한계,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보완 방향' 국회토론회를 개최해 생산감축을 포함한 큰 목표 설정과 국제 동향에 맞춘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후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종합대책 초안을 발표하며 올해 초 최종본 발표를 약속한바 있다. 그러나 초안 발표 후 플라스틱 감축 효과가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일회용컵 감축 대안으로 제시된 ‘컵 따로 가격제’에 대한 현장의 비판과 실효성 논란이 쏟아지며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다.  

    참석자들은 나프타 대란과 무역 장벽을 지적하며 플라스틱 생산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일회용품 규제와 재사용의 시스템화 등 과감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정희 그린피스 캠페인 전문위원은 “중동발 나프타 쇼크로 포장재 대란과 공장 폐업 위기가 닥쳤고, 수출 기업은 글로벌 환경 규제에 맞추려 내수·수출용 라인을 따로 돌려야 할 처지”라며  “이처럼 산업과 일상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도 기후부의 종합대책(안)은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대신 오히려 플라스틱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감한 감축 목표와 함께 자원 의존도를 낮추는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미국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화석연료에 기반하고 있는 플라스틱 생산-소비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탄소배출 저감, 공급망 관리, 미세플라스틱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플라스틱 생산-사용을 줄이기 위한 전환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일회용품 및 일회용 포장재 감량 및 재사용 확대를 위한 규제 강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하얀 한국외국어대학교 EU연구소 연구교수는 유럽의 환경 규제를 설명하며 “유럽의 환경 규제는 글로벌 기업의 정책/생산라인에 영향을 주고 그게 결국 전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국내도 피할 수 없는 변화다. 국내 제도 역시 이에 맞춰 보다 선제적으로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연합은 감량 및 재사용 목표가 법으로 명시돼 있다. 

    박상현 녹색연합 정책팀 활동가는 “만연한 플라스틱 사용은 다양한 환경오염 뿐 아니라 석유를 둘러싼 경제 및 안보 위기를 우리의 곁으로 가져와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를 유예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의 생산 단계에 개입할 수 있는 근본적인 조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정부는 하루 빨리 플라스틱 ‘원재료 생산 감축’을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에 포함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정책 설계와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감축과 더불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 대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강력하고 일관적인 규제 정책이 시행되어야 재사용 리필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현재 제로웨이스트 생태계는 폐기물 처리만 강조하는 자원순환 정책 아래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쓰레기 봉투 사재기가 아니라 쓰레기 자체를 줄여야 하며, 이는 화석연료의 찌꺼기로 만든 일회용 문화를 다회용 문화로 전환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국제사업 팀장은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에 플라스틱 내 유해 화학물질 관리 및 규제가 미흡하다”며 “보완될 종합대책에는 유해화학물질과 미세플라스틱을 저감시킬 로드맵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정미 기후에너지부 과장은 “오늘 주신 의견들 바탕으로 종합대책에 잘 보완하겠다”며 “시민사회와 산업계, 국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거버넌스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규제 적용과 무기한 계도 연장 등을 겪으며 정책의 일관성을 두고 현장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탄소중립을 향한 국민과 기업의 헌신적인 노력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이제는 확실한 기준을 세워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고히 다져야 할 때”라고 밝혔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를 넘어 자원위기의 시대 한 가운데 서 있다”며 “이제 탈플라스틱은 친환경 실천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다.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난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를 만드는 데 국회에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2월 대책(안)의 전면수정을 요구하며,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향후 실효성 있는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동본기자
    조회수19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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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진 산림보호구역의 대왕소나무 고사 모습. 녹색연합 제공
    울진 산림보호구역의 대왕소나무 고사 모습. 녹색연합 제공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의 침엽수가 기후위기로 집단 고사에 내몰리고 있다.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분비나무는 기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집단 고사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전나무 역시 거목을 중심으로 기후 스트레스에 의한 고사 경향이 확인되고 있으며, 소나무는 금강소나무가 서식하는 보호구역에서 집단 고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같은 결과는 녹색연합이 5일 발간한 '2026 백두대간 국립공원 기후위기 침엽수 보고서'에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에서 기후위기로 인해 고사한 침엽수의 실태를 현장에서 모니터링하고 진단·분석했다.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전나무, 금강소나무 등 주요 침엽수의 집단 고사 현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위기의 징후와 진행 양상을 체계적으로 분석·정리했다.

    10년간의 조사 결과 보고서는 한반도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한라산과 지리산을 중심으로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빠른 속도로 집단 고사가 진행되며 멸종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한반도 비무장지대 이남의 아고산대 및 산림 지역에 서식하는 침엽수는 두 가지 뚜렷한 패턴을 보인다.

    우선 위도상으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집단 고사가 확산되고 있다. 다음으로 고도상으로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고사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동아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 북미 등지에서 나타나는 침엽수 집단 고사 경향과도 일치한다. 다만 한반도의 백두대간 침엽수 서식지는 대륙의 최남단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온, 가뭄, 건조 등 기후위기의 영향을 더욱 직접적이고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일본, 북한의 경우 전나무속(Abies)과 가문비속(Picea)이 기후위기 영향 속에서도 병해와 결합된 초기 고사 단계이거나 서식지 이동이 일부 나타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한국은 한라산과 지리산 등 주요 서식지가 이미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침엽수는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만, 백두대간의 아고산대는 서로 고립된 ‘섬’과 같은 구조를 이루고 있어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결과, 서식지를 옮기지 못한 채 현재 위치에서 집단 고사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할 때, 앞으로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아고산대에 서식하는 침엽수 대부분은 현재와 같은 양상 속에서 집단 고사를 겪으며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녹색연합은 지난 2016년 '한반도 기후변화 영향 고사' 발표 이후 10년간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침엽수 고사 실태를 지속적으로 조사해 왔는데. 2016년 4월 5일에는 한반도의 침엽수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쇠퇴하고 있는 현장을 처음으로 공식 발표했다.

    당시에는 지리산의 구상나무, 설악산의 분비나무, 울진·삼척 산림보호구역의 금강소나무 등 백두대간과 국립공원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이는 한반도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침엽수 쇠퇴가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 첫 보고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26년 4월 현재,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고, 분비나무, 전나무, 금강소나무 역시 전국 곳곳에서 본격적인 집단 고사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전나무속 3종 모두가 기후위기 스트레스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 이 가운데 구상나무는 이미 멸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될 정도로 집단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분비나무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남쪽 서식지부터 고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남한의 대표적인 집단 서식지인 태백산, 발왕산, 오대산, 설악산 등 네 곳 모두에서 2020년 전후부터 뚜렷한 집단 고사 양상이 확인되고 있다.

    가문비속의 가문비나무도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남한에서는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 계방산, 설악산 등에 분포하지만, 이 가운데 집단 서식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지리산과 계방산 두 곳뿐이다. 나머지 지역은 개체 일부가 겨우 생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국내 아고산대 가문비 서식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지리산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지리산의 천왕봉–중봉 구간과 반야봉 일대에서는, 구상나무 집단 고사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가문비나무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리산은 백두대간 최남단에 위치한 아고산대로,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의 최대 집단 서식지다. 그러나 2020년 전후를 기점으로 구상나무는 멸종 단계에 이를 정도의 집단 고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가문비나무 역시 대표 서식지인 천왕봉–중봉과 반야봉에서 급격한 고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피해가 지리산을 비롯한 남부지방 아고산대에 집중되는 이유는 이 지역이 두 수종의 동아시아 최남단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겨울철 기온 상승과 여름철 폭염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여기에 적설량 감소와 건조가 겹치면서 침엽수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더 큰 문제는 지리산의 지형적 한계다. 해발 약 1,950m에 이르는 이 지역에서는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할 수 없고, 북쪽으로 서식지를 옮길 연결 축도 사실상 단절되어 있다. 그 결과,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이동 경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서식지 자체에서 붕괴 압력을 받고 있다.

    금강소나무의 집단 고사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2018년 전후부터 울진·삼척·봉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서 집단 고사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이후는 태백산과 설악산에서도 금강소나무의 집단 고사가 나타나고 있다.

    금강소나무는 국내 소나무 품종 가운데 가장 높은 고도에 서식한다.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의 핵심 보전지역에 분포한다. 2015년 울진 소광리에서 고사는 나타나기 시작한 후 최근에는 집단 고사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나무류는 이미 병해충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 경고가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위기 고사까지 더해지고 있다.

    침엽수는 상록수로 사계절 수분과 영양이 공급돼야 한다. 그런데 2010년 전후부터 겨울철 고온과 건조가 이어지고 적설량이 줄어들면서 침엽수의 수분 공급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겨울철 적설량 감소와 증발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록수인 침엽수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극심해 지고 있다. 2월에서 4월까지 늦겨울과 초봄에 발생하는 수분 스트레스로 인해 고사가 가속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 태풍에 의한 고산의 강풍도 허약해진 침엽수의 뿌리를 뒤흔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녹색연합의 '2026 기후위기 침엽수 보고서'는 한반도에서 나타나는 침엽수 집단 고사가 단순한 산림 쇠퇴를 넘어 생물다양성 위기의 시작 단계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에서 발생하는 침엽수 집단 고사를 기후위기 적응 차원의 생물다양성 문제로 인식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부처 간 엇박자의 대표 사례로 지적되는 ‘구상나무의 멸종위기종 지정’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 레드리스트에서 ‘위기(EN, Endangered)’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음에도, 종주국이자 관리 책임이 있는 정부는 7년째 이를 외면하고 있다.

    또한 일부 부처는 ‘잔존 개체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생물다양성협약의 기본 취지와 정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현장 실태조사조차 지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침엽수 고사는 단순한 수목의 쇠퇴를 넘어서는 문제다. 고사목 증가로 인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탐방로 주변에서는 쓰러지거나 부러진 나무가 탐방객 안전을 위협하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의 현장 관리와 보전 체계 전반에 중요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녹색연합은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작성되었다"며 "기후위기의 현실을 정부와 시민 모두가 직시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아울러 "보고서에는 기후위기 현장을 시민이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는 ‘시민과학’과 시민 참여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며 "이는 변화하는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을 위해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동본기자
    조회수33
    2026-04-05
  • 본문내용
    영풍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공동대책위원회는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 석포제련소 봐주기 처분은 국민을 기만한 행정”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영풍제련소 감싸기를 규탄하고 있다. 양병철 기자
    영풍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공동대책위원회는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 석포제련소 봐주기 처분은 국민 기만한 행정”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영풍제련소 감싸기를 규탄하고 있다. 설동본 기자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영풍 석포제련소 감싸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봉화, 안동 등 석포제련소의 폐해를 지역에서 직접 겪는 주민과 제련소의 불법 행위로 오염된 낙동강 물의 피해를 입는 창원, 부산 등 하류 지역의 주민까지 참여, 석포제련소의 불법 행위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규탄했다.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한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1년 말 기후부는 3년 내 제련 잔재물을 전량 처리하는 조건으로 통합 환경 허가를 승인했다. 그러나 석포제련소는 정해진 기한 내에 잔재물을 처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하에 매장된 오염 물질이 대규모로 추가 확인됐다”며 “대한민국 행정 질서를 무력화한 이같은 환경 농단에도 불구하고 기후부는 불투명한 내부 논의를 거쳐 가동 중단 대신 고작 2억7천만원의 과징금으로 이 모든 것을 갈음해 버렸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기후부에 “이번 과징금 처분을 즉각 철회하고 법에 근거한 실질적인 행정처분을 즉시 집행하고 어떤 근거로 완화된 처분이 결정되었는지 그 의사 결정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태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회장은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 잡은 석포제련소는 70만평의 넓은 대지 위에 우뚝 서서 중금속과 독극물을 낙동강으로 배출한다. 1,300만명의 식수 안에 이런 물질을 내보냈는데 어떻게 영남 유역민들이 살아갈 수 있겠나. 고령의 주민들은 중금속 노출로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에 한 달의 영업 정지를 2억7천만원으로 어떻게 대체할 수 있는가”라며 “기후부 장관은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같은 결정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영남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은 매년 여름이면 녹조가 내뿜는 청산가리의 6,600배에 달하는 독소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환경 범죄 기업이 고작 2억원이 조금 넘는 벌금으로 다해야 할 책임을 지지 않게 됐다. 이미 수많은 환경 범죄를 저지르고 통합환경허가의 조건이었던 제련 잔재물 처리까지 어긴 기업에 고작 2억원의 벌금으로 이 사태를 무마하려는 기후부를 우리가 어떻게 믿어야 하냐”며 “국민의 건강이 나라의 건강이다. 부디 제련소의 영업 정지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부산의 주민들은 상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 물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면 정부는 최소한 오염을 막는 최후의 방어선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기후부는 그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 법은 분명하다. 허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조업정지다. 그런데 기후부는 이를 책임도, 기준도, 설명도 없이 ‘내부 논의 결과’에 따라 과징금으로 바꿨다. 지금의 결정은 행정 실패를 넘어 국민 안전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직격했다.

    설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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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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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종로구 환경센터에서 지난 28일 열린 ‘지구를 구하장: 나의 몫을 다하장’이 시민 2,000여 명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서울시 종로구 환경센터에서 지난 28일 열린 ‘지구를 구하장: 나의 몫을 다하장’이 시민 2,000여 명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서울시 종로구 환경센터에서 지난 28일 열린 ‘지구를 구하장: 나의 몫을 다하장’(이하 지구장)이 시민 2,000여 명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환경연합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세계 제로웨이스트의 날(3월 30일)을 기념해 열린 것으로, 제로웨이스트 실천 문화를 공유하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지구장은 ‘나의 몫을 다하자’는 주제 아래, 최근 급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개인의 실천으로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행사 제목은 환경운동가 고(故) 제인 구달 박사의 “당신의 몫을 다하라”는 말에서 영감을 얻었다.

    서울환경연합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세계 제로웨이스트의 날(3월 30일)을 기념해 열린 것으로, 제로웨이스트 실천 문화를 공유하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서울환경연합이 마련한 이번 행사는 세계 제로웨이스트의 날(3월 30일)을 기념해 열린 것으로, 제로웨이스트 실천 문화를 공유하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 제로웨이스트·업사이클링·비건,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한자리에

    이번 지구장에는 △모레상점 △알맹상점 △에코생협 △슬로비×쓰레기박사 등 제로웨이스트 부스 4곳, △수리상점 곰손×비닐비백×SR센터 △여울이야기 △우리지구우구 △주담주담 △환경과문화재단 이다 △파타고니아 원웨어트럭 등 수리·업사이클링 부스 6곳, △리스토어 △오공팜퍼멘터리 △오베흐트 등 비건 푸드 부스 3곳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무포장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넣고, 직접 가져온 용기에 화장품을 리필하고, 버려질 뻔한 소재 만든 비누와 굿즈 등을 구매하며 쓰레기 없는 소비 문화의 가능성을 직접 체험했다.

    원웨어트럭에서 오래 입은 옷을 무료로 수선받으며 “새로 사기보다 고쳐 입기”라는 철학을 경험하기도 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운영한 ‘쓰레기 상담소’ 부스에서는 시민들이 분리배출과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슬로비 출판사의 환경 도서를 통해 자원 순환과 생태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지구장은 ‘나의 몫을 다하자’는 주제 아래, 최근 급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개인의 실천으로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지구장은 ‘나의 몫을 다하자’는 주제 아래, 최근 급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개인의 실천으로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 시민이 배우는 ‘실천의 기술’…워크숍과 강연도 인기

    환경센터 한켠에선 시민들이 직접 수리·수선 등을 실천하는 워크숍과 강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다수리’의 소형 전자제품 배터리 교체 체험, ‘재니들’의 자투리 천 수선 워크숍, ‘키후위키’의  기후위기 문구 프린팅 체험 등, 시민들이 직접 손으로 체험하며 일상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을 몸으로 익혔다.

    <낭비미식회> 다큐멘터리 상영, 야매식물박사의 ‘은밀한 식물과외’, 알맹상점 공동 대표 금자의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강의를 듣고 시민들은 “음식물 처리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부담감이 많이 줄어든 시간이 되었다”, “경험에서 우러난 실용적인 얘기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며 높은 호응을 보였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지구장은 ‘나의 몫을 다하자’는 주제 아래, 최근 급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개인의 실천으로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지구장은 ‘나의 몫을 다하자’는 주제 아래, 최근 급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개인의 실천으로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 “순환의 일환”이 되도록, 나의 몫을 다하자

    이번 지구장에서 시민들은 일회용 앞접시 대신 뻥튀기를, 종이컵 대신 스텐레스 컵을 들고 다니고, 컵을 직접 세척 후 반납하는 작은 실천을 통해 순환에 함께하는 감각을 공유했다.

    순환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식기 하나, 하나의 용기에서부터 시작된 변화가 연결될 때 이뤄진다. 서울환경연합은 앞으로도 제로웨이스트가 당연한 일상이 되도록, 시민 모두가 자신의 몫을 다 하는 자원순환 및 시민참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설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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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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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어스아워 서울타워 소등 전과 후. 세계자연기금 제공
    2025 어스아워 서울타워 소등 전과 후. 세계자연기금 제공

    WWF(세계자연기금)가 오는 28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전 세계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자연보전 캠페인 ‘어스아워(Earth Hour)’를 진행한다.

    어스아워는 기후위기와 자연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된 자연보전 캠페인으로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된 어스아워는 현재 전 세계 190여 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보전 캠페인으로 성장했다. 

    프랑스 에펠탑, 호주 오페라하우스, 중국 만리장성 등 세계 주요 랜드마크가 같은 시간 불을 끄며 참여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소셜미디어에서 101억 회 이상의 노출을 기록하는 등 지구를 위한 글로벌 연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어스아워는 단순한 소등을 넘어 ‘지구를 위한 1시간’이라는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시민들은 1시간 동안 소등을 하거나 자연을 위한 다양한 행동을 실천하며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보전의 의지를 표현한다. 

    올해 한국에서는 ‘지구상의 이유로 쉽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일상 속 작은 쉼을 통해 지구를 위한 행동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불을 끄고 휴식하는 행위가 개인의 휴식이자 지구를 위한 실천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한국WWF는 어스아워 참여를 선언한 시민들에게 ‘지구상의(上衣)’ 티셔츠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린이 참가자를 위한 굿즈와 교육자료를 마련했다. 

    현재까지 약 5,000명의 시민과 175개 어린이 기관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자료는 어스아워 공식 홈페이지(earthhour.c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어스아워는 일상 속 작은 행동만으로도 누구나 자연보전에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이라며 “지난 20년간 전 세계 시민들의 참여가 변화를 만들어 온 만큼 올해도 이 한 시간만큼은 ‘지구상의 이유’로 휴식하며 자연보전을 함께 실천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는 3월 28일에는 숭례문, 국회의사당, 롯데월드타워·몰, YTN서울타워, 63빌딩, 반포대교, 광안대교 등 국내 주요 랜드마크를 비롯해 서울특별시청,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GS건설, 한솔섬유, 한국씨티은행 등 여러 기업과 기관이 소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한 3월 21일부터 3월 29일까지 롯데월드타워·몰에서 WWF의 어스아워 캠페인 부스를 만나볼 수 있다.

    설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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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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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피스·녹색전환연구소·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영남 초대형 산불 1주년 국회 토론회 개최 및 실태조사
    응답자 87% PTSD 위험 이상.. 정보 공백 속 일방향 행정이 심리적·경제적 고통 가중시켜
    그린피스-KAIST 공동 연구 공개 ”기온 상승시, 최초 산불 시작일 최대 2개월 조기화, 장마철 억제 효과 소멸로 산불 연중화 진입”

    산업화 이전 시나리오 대비 최초 산불 위험 시점의 조기화 공간 분포. 그린피스 제공
    산업화 이전 시나리오 대비 최초 산불 위험 시점의 조기화 공간 분포. 그린피스 제공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녹색전환연구소,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가 '2025년 초대형 산불 대응 교훈과 개선점'을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작년 3월 발생한 영남 초대형 산불 1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토론회는 국회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차지호 의원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실과 함께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재민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최종 결과를 바탕으로 현행 재난 대응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짚고, 산불특별법 개정 등 근본적 대책이 논의됐다. 아울러 그린피스는 KAIST와 공동 연구한 기후위기에 따른 한국의 산불 위험도 분석 결과를 함께 공개하며, 제도 개편의 과학적 시급성을 더했다. 

    발제로 다뤄진 영남 산불 피해주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 규모에 대한 주민 체감과 행정기관의 평가 사이에 큰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주택(65%)과 가재도구(68%) 등에 80% 이상의 극심한 피해를 체감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행정기관의 피해 규모 산정 및 보상 평가에 대해서 가재도구(80%), 영업장(71%), 주택(67%) 순으로 과소평가되었다고 응답했으며, 복구지원비가 불충분하다는 응답은 89%에 달했다.

    조사 결과, 정보 공백이 행정 불신을 낳는 구조적 원인도 확인됐다.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주민일수록 피해가 과소평가되었다고 느끼고, 나아가 피해 산정 절차 자체를 불합리하게 인식하는 연쇄 구조가 확인됐다. 특히 보상에 직접 문제를 제기한 응답자(56%)일수록 산정 기준의 합리성을 더 낮게 평가해, 현행 제도가 오히려 행정 불신이 심화되는 상황이 드러났다.

    이러한 행정 불신은 피해주민들의 트라우마로 직결됐다. IES-R-K 외상후 스트레스(PTSD) 검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위험 이상’에 해당되었고, 고위험군은 67%,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8%로 나타났다. 구호지원 배분이 불공정하고, 행정 신뢰도가 낮을수록 PTSD 위험이 악화되는 인과관계가 확인됐다. 

    시나리오별 최대 및 평균 산불 발생 위험 일수. 그린피스 제공
    시나리오별 최대 및 평균 산불 발생 위험 일수. 그린피스 제공

    경제적 타격과 미래에 대한 비관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85%가 산불로 인한 소득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산불 발생 전 대비 소득 회복이 30%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0%에 달했으며, 미래 소득 회복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한 응답자가 52%로 절반을 넘었다.

    피해 사실 조사가 합리적으로 이뤄졌다고 인식한 응답자일수록 현재 소득 회복 수준이 높고 미래 전망도 낙관적이었던 반면, 불합리하게 이뤄졌다고 인식한 경우 현재와 미래 전망 모두 낮게 나타났다.

    실태조사를 공동 수행한 황정화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대다수 주민이 피해 조사가 합리적이지 않았다고 답했고, 보상 산정 근거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행정의 효율성을 이유로 당사자를 배제한 일방향적 복구는 주민들의 심리적 재난을 장기화시키고 있다. 피해 당사자가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고, 복구과정과 재건방향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적 거버넌스가 재난 대응의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서린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활동가는 "수십 년간 일궈온 삶의 자산이 단 몇 분간의 서류 조사로 '잔존 가치 없음' 판정을 받으며 주민들은 깊은 존엄의 훼손을 느끼고 있다"며 "재난 복구는 최소한의 구호가 아니라 삶의 회복이어야 하며, 피해자를 시혜의 대상이 아닌 자기 삶을 재건하는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허승규 경북산불피해주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은 “일상 회복이란 '살던 곳에서 살고, 일하던 곳에서 일하며, 만나던 사람을 만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며 “재건위원회는 현실적인 지원과 피해 주민 의견 반영을 통해 실질적인 복구와 회복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곤 법무법인 수호 변호사는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 배상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적 손해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영남 초대형 산불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명확히 규명되어 고통 받는 시민들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국회 산불피해지원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피해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한 지원이 주거지원과 행정절차 안내, 그리고 소득 회복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제 산불 피해 지원은 일회성 지원을 넘어 공정한 피해 평가를 바탕으로 주거·생계·심리·공동체 회복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지원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 대응 시스템 개편의 시급성은 그린피스가 공개한 김형준 카이스트 AI미래학과 교수 메타어스 연구센터 <한국 산불 위험성 변화 연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기후 모델 기반의 가상지구(MetaEarth) 플랫폼을 활용해 AI 기반 고해상도(2km) 기상 데이터를 얻어, 산업화 이전과 현재, 미래 기온 상승 시나리오(1.5℃, 2℃, 4℃)에 대한 산불 위험도를 분석했다.

    산불위험지수(FWI)는 기온(온도), 습도, 바람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산출하는데, FWI 20은 산불 발생 위험도가 ‘매우 높음’에서 ‘극심’ 단계로 전환되는 대표적 임계점으로 사용된다. 

    분석 결과, 최초 산불 발생위험 시점은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 전국 평균 13일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1.5℃ 상승하면 35일, 4.0℃는 59일까지 앞당겨졌다.

    산불 위험 기간도 크게 늘어 산업화 이전 연평균 67일이던 기간이 현재 기준 평균 102일(최대 194일)로 늘어났다. 미래 시나리오인 1.5℃ 상승시 평균 163일(최대 282일), 4.0℃ 는 평균 214일(최대 336일)로 사실상 연중 산불 위험 상태에 진입한다.

    작년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과 울산 지역도 위험 기간이 현재 각각 173일, 185일에서 1.5℃ 상승 시 233일, 275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점은 산불 위험을 낮춰온 여름철 장마의 완화 효과가 소멸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현재 시나리오까지는 장마철에 산불위험지수(FWI)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으나, 기온이 오르면서 FWI 수치 상승과 함께 2.0℃ 시나리오부터 완화 효과가 사실상 소멸될 가능성을 보이며 이는 계절적 완충 구조의 붕괴를 시사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김 교수는 "AI 기반 고해상도 기후변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후위기로 인해 여름철 장마의 산불 억제 효과마저 붕괴되었다”고 밝혔다. 

    산업화 이전 대비 시나리오별 연중 FWI 차이. 그린피스 제공
    산업화 이전 대비 시나리오별 연중 FWI 차이. 그린피스 제공

    이선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연구는 한반도의 기후가 대규모 산불에 취약한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산불이 더 이상 봄철의 불청객이 아닌 연중 상시화가 예상되는 기후재난인 만큼, 과거에 머물러 있는 현행 방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민간 공동 조사는 초대형 산불이 단순한 물적 피해를 넘어 피해주민의 삶과 공동체를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피해 주민의 심리가 경제·생계 상황,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공동체의 회복 등 복구 과정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복구의 모든 과정이 곧 심리적 회복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피해 현실의 당사자가 산불특별법의 존재와 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법이 실효성을 갖기는 어렵다. 법의 내용적 보완과 함께, 개정 과정에서 피해 주민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는 절차 마련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영남 초대형 산불 국회토론회와 한국 산불 발생 위험성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 구체적인 기후재난 대응 정책 개선을 위한 후속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설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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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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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P한국위원회는 10일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CDP 코리아 컨퍼런스 2026’을 개최했다. CDP한국위원회 제공
    CDP한국위원회는 10일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CDP 코리아 컨퍼런스 2026’을 개최했다. 설동본 기자 

    CDP한국위원회는 10일 서울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CDP 코리아 컨퍼런스 2026(CKC 2026)’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와 금융·산업계 인사 260 여 명이 참석해 각 부문의 기후 대응과 전환을 향한 관심을 입증했다.

    ‘기후변화와 기업·산업·금융의 전환’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컨퍼런스는 기후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의 위기로 부상한 현시점에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이 나아가야 할 구체적인 실행 기준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그간 전 세계 투자기관을 대변해 기업의 환경경영 정보 공개를 이끌어온 CDP 행사를 기존 ‘시상식’ 중심에서 산업 전반의 기후 전환을 가속화하는 전문 ‘컨퍼런스’로 리브랜딩하여 새롭게 선보였다.| 민·관·정, 기후위기 대응 위한 ‘전환’ 한목소리

    장지인 CDP한국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고탄소 경제를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역적인 경제질서"라며, 기후위기와 투쟁하는 과정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내는 노력에 CDP한국위원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CDP한국위원회의 사무국을 맡은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는 “전환금융은 단순한 녹색 투자를 넘어 탄소집약적 산업이 저탄소 경제로 체질을 개선하도록 돕는 금융의 본질적 역할”이라며, “그 출발점은 투명한 데이터와 공시”라고 강조했다. 이어 “CDP가 구축해 온 기후 데이터 인프라는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바꾸고, 나아가 산업 구조와 경제 전체의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국회도 정책적 지원 의지를 밝혔다. 먼저,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CDP를 “지난 20여 년 동안 기업의 환경 정보 공개를 통해 시장의 기준을 만들어 온 중요한 플랫폼”으로 평가하며, “전환은 어느 한 주체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정부와 국회, 기업과 금융, 시민사회가 함께 방향을 공유하고 실행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이번 컨퍼런스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정애 국회의원(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글로벌 기후 질서의 혼란 속에서도 ESG 경제라는 거대한 흐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며 “산업과 금융, 정책 전반을 기후 친화적으로 전환하는 ‘녹색대전환’만이 진정한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드는 길”이라고 밝혔다. 

    민병덕 국회의원(국회 ESG포럼 공동대표)은 현장에 참석해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민 의원은 “제도 도입 초기에는 거래소 공시를 시범 운영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간의 과도기적 장치”라며, “최소 1년에서 최대 2년 정도 기간 이후에는 사업보고서 기반의 ‘법정 공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제도를 설명하며 “이러한 제도를 통해 공시가 규제가 아닌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정보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정부는 금융, 재정, 기술개발 등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우리 경제가 탈탄소 대전환의 길을 안정적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견고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한주 대통령 정책 특별보좌관(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또한 영상 축사를 통해 “오늘 컨퍼런스의 핵심 주제인 기후공시와 데이터는 이 전환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인프라”라고 정의했다.

    이어 “정부도 이러한 전환이 실제 경제에서 작동하도록 기후공시 제도 정착, 전환금융 확대, 산업 전환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후 경제로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

    정책·금융·데이터 맞물린 ‘전환 인프라’ 구축 논의

    기조 연설에 나선 호세 오르도네스 CDP Global APAC 대표는 ‘기후 전환의 작동 조건: 공시 데이터’를 주제로  “환경 정보공개는 단순히 규제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포착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정의했다.

    그는 환경 데이터를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통합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약 2,180억 달러(한화 약 290조 원) 규모의 환경적 기회가 창출되었음을 언급하며, 투명성이 시장의 회복탄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임을 설명했다.  

    이어 김종대 SDG 연구소 소장(인하대 교수)은 ‘녹색전환을 위한 금융의 역할’ 발표를 통해 “전환금융 성공의 해답은 결국 ‘디테일’에 있다”며,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탄소 고착 리스크 관리와 금융기관의 혁신적인 상품 개발 등 창의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정부, 기업, 금융기관, 글로벌 투자사 등 각계 리더들이 참여하는 ‘고위급 대담’도 마련됐다.

    ‘전환, 이제 실행으로’를 주제로, 좌장인 양춘승 상임이사를 비롯해 박지혜 국회의원,  조영서 KB금융지주 부사장, 황재학 금융감독원 팀장, 호세 오르도네스 CDP 글로벌 APAC 총괄 대표, 석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부문장이 참여해 전환금융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대담에서는 입법, 정책, 금융, 데이터, 투자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이 핵심 과제로 강조되었다.

    이어 진행된 공통 세션 ‘전환계획을 투자 가능하게 만드는 데이터와 공시의 역할’에서는 CDP 데이터 분석과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의 역할에 대한 발제가 진행됐다. 

    김태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는 ‘CDP 데이터 인사이트’ 발제를 통해 2025년 CDP 응답에 참여한 기업이 700곳이라 밝히며, 그 중 292개 기업을 분석 결과, 응답 기업의 91%가 이사회 차원에서 기후변화 책임을 보유하고 있으며 , 93%는 전사적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에 기후 리스크를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는 이를 근거로 우리 기업들의 기후 대응이 단순 공시를 넘어 실질적인 전략 수립 및 실행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했다. 

    이웅희 KSSB(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상임위원은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와 자발적 공시’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 상임위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비교가능하고 일관된 고품질의 ESG 정보를 요구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은 “기업의 ESG 활동을 자본시장의 언어로 번역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특히 공시의 핵심 역할로 ▲전략의 실행가능성 평가 ▲비교가능성 확보 ▲재무제표와의 연계 등 세 가지를 제시하며 공시 데이터의 재무적 유용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환금융과 공시’, ‘에너지 대전환’, ‘녹색경제활동’을 주제로 한 세 개의 분과 세션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로드맵을 공유하며 논의의 깊이를 더했다.

    국내 기업 기후·물 경영 리더십 입증

    행사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및 물 경영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리더십을 보여준 국내 우수 기업들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이번 시상식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한층 강화된 기후 경영 성과가 공개됐다.

    국내 기업이 CDP에 기후 정보를 공개한 수준과 경영 대응 성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케이티엔지, 현대위아, 현대자동차, IBK기업은행, LG유플러스가 리더십A 이상을 획득하고 제3자 검증을 마친 ‘2025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선정됐다. 또한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물산, 신한금융지주, 현대건설은 수년간 우수한 기후 대응 성과를 이어온 점을 인정받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물 경영 부문 대상은 현대자동차가 차지했다.

    올해 기후변화 대응 우수기업은 총 35개사, 물 경영 부문 우수기업은 18개사가 선정됐다.

    설동본기자
    조회수49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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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 참석자. 왼쪽부터 김경현 국립환경과학원 부장, 이상용 (사)한국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 김이형 공주대학교 교수, 박재현 인제대학교 교수, 이재영 민주연구원 원장,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김홍선 부산과학기술대 건설생산기술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준경 (사)생명그물 대표, 맹승규 세종대학교 교수, 이형섭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과장
     

    최근 열린 '낙동강 수질오염 해법 토론회'에서는 부울경 660만 시·도민의 생명줄인 낙동강 수질 오염에 대한 처절한 진단이 쏟아졌다. 이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산광역시당, 경상남도당이 공동 주최하였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민주홀에서 이재영 민주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하였다. 토론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이 낙동강 수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환경부 신규 대책의 청사진: "2030년까지 한강 팔당댐 수준으로"

    김경현 국립환경과학원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의 핵심은 2030년까지 총인(TP)과 유기탄소(TOC)의 유입을 30% 감축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총인(TP) 0.034 mg/L, 유기탄소(TOC) 3.0 mg/L 수준으로 낮춰 한강 팔당댐 수질과 유사한 상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두 가지 핵심 축은 다음과 같다.

    비점오염원 관리: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가축 분뇨를 자원화하여 하천 유입을 줄인다.

    점오염원 고도 처리: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산업 폐수 총량의 62%를 오존 및 활성탄을 이용해 '초고도 처리'한다. 이를 통해 과불화화합물 등 미량 화학물질의 90%를 저감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적 문제 심층 분석: "오존·활성탄 처리만으로 유해 물질 막을 수 있나"

    전문가들은 환경부의 대책이 방향성 면에서는 긍정적이나, 기술적 디테일과 실효성 측면에서 치명적인 맹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고도 처리 공법의 한계: 환경부는 산업 폐수를 오존과 활성탄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는 "오존은 거의 의미 없고 활성탄은 의미가 있는데 그 과불화화합물 종류가 아주 많기 때문에 이 활성탄의 타겟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고 기술적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미량 유해 물질 개선을 위해서는 "이온이나 역삼투압(RO), 막여과를 포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기술적 기준의 상향을 강하게 촉구했다.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둘러싼 엇갈린 시선: 정부는 취수 방식에 있어 복류수와 강변여과수를 대안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맹승규 세종대 교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복류수는 강우 시 얕은 매설 구간으로 탁수 발생이 우려되고 강변여과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난분해성 오염 물질 유입"이라는 단점이 존재한다.

    보 개방을 둘러싼 기술적 쟁점: 이형섭 환경부 과장은 "보 개방이 된다면 강변여과수의 수량은 더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또 다른 국정과제인 '자연성 회복'과 취수량 확보 간의 기술적 딜레마를 언급했다. 하지만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보를 방류(개방)하게 되면 강변여과수의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틀린 내용"이라며 "오히려 보를 유지하는 것이 밀양 물질들이 퇴적되어 투수 계수가 낮아져 산출량이 줄어든다"고 환경부의 기술적 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치적 문제 심층 분석: "갈등은 방치하고, 시민의 불신은 외면했다"

    환경부 대책이 지닌 더 큰 문제는 30년간 낙동강 식수 문제를 가로막았던 '지역간 갈등''시민의 불신'을 타파할 정치적 결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류 규제에 대한 정치적 회피: 전문가들은 하류 정수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상류 공단의 폐수 방류 자체를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경 대표는 "구미, 대구지역에 SK 하이닉스가 한강에 방류하는 수준의 무방류 시스템과 재활용 비율 80%이사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낙동강 상류에도 동일하게 강제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환경부 대책은 상류 지자체 및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규제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해결되지 않은 지역 갈등과 시간 끌기: 취수원 다변화는 여전히 지역 주민의 반발이라는 정무적 벽에 부딪혀 있다. 이형섭 과장은 강변여과수 도입과 관련해 "농민들의 반대가 굉장히 심해졌습니다"라며 정부 차원의 갈등 조정이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이준경 대표는 새로운 인프라 논의가 나올 때마다 환경부는 "용역해야 됩니다. 2, 3년 걸립니다"라며 정부 부처의 관행적인 시간 끌기 문제를 꼬집었다.

    심리적 불신 해소 실패: 무엇보다 환경부의 대책은 부산·경남 시민들이 가진 근본적인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 이상용 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은 아무리 고도 처리를 해도 "시민들은 수돗물을 마실 때 끔찍하게 생각"한다며, 대구와 구미의 폐수가 낙동강에 유입되는 구조 자체를 파이프라인으로 원천 차단하지 않는 이상 시민의 동의를 얻기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환경부의 이번 대책은 2030년이라는 장기적 수질 개선 목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미량 유해 물질을 완벽히 통제할 최첨단 기술(RO 막여과 등)의 도입 결여, 상류 산단에 대한 무방류 원칙 등 강력한 정치적 규제 부재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낙동강 식수 불안이라는 30년 묵은 난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적용 기술 격상과 갈등을 피하지 않는 여당과 정부의 강력한 결단이 요구된다.

    정화일기자
    조회수78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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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영 민주연구원 원장


    최근 열린 '낙동강 수질오염 해법 토론회'에서는 부울경 660만 시·도민의 생명줄인 낙동강 수질 오염에 대한 처절한 진단이 쏟아졌다. 이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산광역시당, 경상남도당이 공동 주최하였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민주홀에서 이재영 민주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하였다. 토론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30년 넘게 식수 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원인으로 핑계와 회피로 일관해 온 정치권의 무능을 정조준했다.

     

    "정치인들이 망친 30"낙동강 식수 불안을 방치한 정치의 책임

     

    전문가들은 다른 권역과 대비되는 부울경 지역의 참담한 식수 현실을 지적하며, 이는 명백히 정치가 책임을 방기한 결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과학이 아닌 정치적 직무유기: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짚었다. 타 지역 시민들은 깨끗한 물을 마시는데 낙동강 권역만 오염된 물에 노출된 현실에 대해 박 교수는 이것이 결코 공학의 실패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들과 플로어 참석자들 역시 "문제는 과학적 기술의 부재가 아니라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결단 부족"이라고 강력히 질타했다.

    갈등 방치와 거버넌스의 한계: 지역 간의 갈등을 중재하고 타협을 이끌어내야 할 정치가 오히려 갈등 뒤에 숨어버렸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상용 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은 "상류 댐 물을 가져오려는 '취수원 다변화'는 극심한 지역 갈등 때문에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라며, 표심을 의식해 수십 년간 갈등을 방치한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었다. 김홍선 부산과학기술대 수석연구위원 역시 "지난 30년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예산 부족, 권한 부재, ·하류 지역 갈등, 기술적 한계라는 기존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 때문입니다"라고 진단하며 정치와 행정의 무능을 지적했다.

    희망 고문과 정치권의 자성: 이러한 뼈아픈 지적에 대해 정치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전국에서 가장 수질이 안 좋은 물을 먹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치하는 저희 입장에서는 굉장히 죄송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30년간 이어진 희망 고문에 대해 사과했다.

     

    "용역 핑계 그만, 타협 없는 실행력 필요"해결 방안 실행을 위한 정치의 역할

    전문가들은 슈퍼파이프라인, 하이브리드 물 공장, 강변여과수 등 수질 개선을 위한 기술적 해법은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기술들을 현실에 안착시킬 '정치의 역할'이다.

    지역 이기주의를 돌파하는 강력한 결단력: 박재현 교수는 대안 기술 도입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타파하기 위해 정치가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지역 갈등을 핑계로 지연시키지 않고 주도적이고 자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하여 정책을 실행해 내는 결단력입니다"라고 촉구했다. 기술적 검토나 타당성 조사 등을 핑계로 시간을 끄는 낡은 정치 문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 구역을 뛰어넘는 획기적 정책 전환: 이상용 이사장은 파편화된 해법 대신 대구와 부울경의 문제를 하나로 묶어 해결하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하며 "대구와 부울경의 문제는 결국 하나입니다. 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지역의 경계를 허물고 국가적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함을 의미한다.

    법적·제도적 권한 확보 및 거버넌스 구축: 새로운 거버넌스를 통해 실질적인 실행 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정치의 핵심 과제다. 김홍선 박사는 "기술적 검증은 끝났으니, 이제는 정치적 결단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때입니다"라고 선언하며, 부울경 통합특별시 출범 등을 통해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권한과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는 정당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며 "당 차원에서 '낙동강 수질 기획단'을 구성해 이 논의를 지속해 주시길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을 위한 책임 있는 약속: 전문가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이재영 민주연구원장은 "지적해주신 대로 정치적 결단과 협력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민주연구원과 당이 적극 나서서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정책과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겠습니다"라며 책임 있는 정치의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결론적으로 낙동강 식수 오염은 첨단 기술의 부재가 낳은 비극이 아니라, 용기 내어 타협하고 결단하지 못한 정치의 비극이다. 수많은 대안이 이미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지금, 660만 시·도민은 지역 갈등과 행정 절차 뒤에 숨지 않는 진짜 '정치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정화일기자
    조회수74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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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열린 '낙동강 수질오염 해법 토론회'에서는 부울경 660만 시·도민의 생명줄인 낙동강 수질 오염에 대한 처절한 진단이 쏟아졌다. 이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산광역시당, 경상남도당이 공동 주최하였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민주홀에서 이재연 민주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하였다. 앞선 기획에서 낙동강 수질 오염이 부울경 660만 시·도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구조적 재난임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 참담한 식수 불안의 사슬을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토론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이미 대안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며, 시간적 로드맵과 거버넌스 체계, 그리고 정치적 결단에 초점을 맞춘 입체적 해결 방안을 쏟아냈다.

     

    시급한 대책부터 근본적 차단까지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단기 전략부터 낙동강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는 장기 전략까지 해법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들을 시간적 위계에 따라 정리해 보았다.

    시급한 대책 (단기 전략): 간접 취수 우선 도입; 당장 시민들이 마시는 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직접 취수를 중단하고 '간접 취수'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맹승규 세종대 교수는 "취수 방식 개선은 단기 전략으로 가야 될 것 같고요"라고 언급하며, "복류수(하저에서 취수)로 가되 강변여과수도 같이 혼합적으로 가시는 게 되게 좋습니다"라고 제안했다. 김경현 국립환경과학원 부장 역시 속도전을 강조하며 "속도감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창녕 증산 지구의 강변여과수 개발부터 우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라고 촉구했다. 최소남 부산맑은물네트워크 대표도 플로어에서 "일 차로 가장 먼저라도 강변 여과수 1개 파이프라도 지금 뽑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적극 공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적 대책: 다중 안전망 구축과 자연 기반 해법; 중간 단계로는 하류의 정화 능력을 극대화하고 오염 물질의 하천 유입을 늦추는 방안이 거론됐다. 김이형 공주대학교 교수는 하천의 자정 능력을 키우는 방안으로 "생태계의 순환 고리를 연결해 자정 능력을 높이는 것"'자연 기반 해법'을 제안하며 "하천 주변에 인공 습지를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근본적인 대책 (장기 전략): 산업 폐수의 원천 분리와 무방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애초에 오염된 물이 낙동강 본류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김홍선 박사는 "상류 산단의 폐수를 180km 전용 관로로 차집해 하류 광역 처리장에서 3차 고도 처리 후 재이용"하는 '슈퍼파이프라인' 건설을 주장했다. 이상용 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 또한 "유일한 해법은 구미와 대구에서 나오는 산업 폐수가 낙동강 본류로 섞이지 않도록 차집 관로(파이프라인)를 통해 완전히 분리해 하류나 바다로 빼내는 것"이라며 물리적 차단만이 불신을 종식시킬 근본 해결책임을 역설했다.

     

    구조적 대응: 국가의 규제 vs 지자체의 자치권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기 짊어져야 할 역할도 명확히 구분되었다.

    국가적 차원의 방안: 강력한 규제와 국가적 지원; 중앙정부는 느슨한 환경 규제를 조이고 전국 단위의 지원책을 가동해야 한다.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는 공단 폐수와 관련해 "SK하이닉스가 한강에 방류하는 수준의 무방류 시스템과 재활용 비율을 80% 이상 높이는 게 핵심" 이라고 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를 요구했다. 김이형 교수는 농경지 비점오염 해결을 위해 수변 구역 농가가 토지 용도를 전환할 시 보상하는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를 적극 도입 및 확대해야 합니다"라며 국가적 제도의 뒷받침을 강조했다.

     

    지자체 차원의 방안: '물 자치권' 확보와 자립적 대안 모색; 지자체는 국비나 환경부에 매달리던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됐다. 김홍선 박사는 "부울경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 재정 확보, 권한 확보, 거버넌스 혁신을 통해 이 문제를 자체적으로 주도할 수 있습니다"라며 지자체의 '물 자치권' 확보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형섭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타 지역 물을 끌어오려다 갈등만 빚은 과거를 교훈 삼아, "대구 사례처럼 대구는 대구 행정권역에서 방법을 찾았습니다"라며 부울경 역시 타 지역 의존을 버리고 "하류로 내려가야 되지 않을까"라며 권역 내 자립적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꼬집었다.

     

     

    본질적 진단: 기술은 준비됐다, 남은 것은 정치의 몫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낙동강 문제 해결의 가장 큰 장애물이 '기술'이 아니라 '정치'에 있다는 뼈아픈 성찰이었다.

    기술적 문제: 대안은 이미 모두 책상 위에 있다; 전문가들은 정수 기술이나 취수 공법 등 기술적 대안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강변여과방법 복류수 인공습지... 다 내용들은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효과 장단점 다 알고 있습니다"라며 기술 부재론을 일축했다. 또한 "정수기 사용으로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만 연간 7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 비용이면 공장 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라며 비용 대비 기술적 효용이 충분함을 입증했다.

     

    정치적 문제: 결단 없는 30, 용역 뒤에 숨은 리더십; 반면, 기술을 실행으로 옮겨야 할 정치권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이 폭발했다. 박재현 교수는 단호하게 "과학적인 문제 공학적인 문제 절대 아닙니다. 정치적 문제입니다. 정치인들이 결단하고 그 정책들을 실현해 내지 못한다"라고 일갈했다. 박 교수는 이어 "중요한 것은 지역 갈등을 핑계로 지연시키지 않고 주도적이고 자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하여 정책을 실행해 내는 결단력입니다"라고 꼬집었다. 플로어에서 마이크를 잡은 주기재 부산대 교수는 울분을 토하며 "정치인들이 이렇게 다 망친 거예요. 과학이나 대통령이 실효적 과학적으로 그게 아이디어가 부족해서 진행을 못하는 게 전혀 아니고요"라고 질타했다. 주 교수는 이어 "무슨 이게 과학이냐고요 ... 해수부 이전할 때처럼 결단력이 있고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진행하면 됩니다"라며, 타당성 조사나 용역을 핑계로 결단을 미루는 정치권의 각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결론적으로, 낙동강 식수 불안을 해소할 열쇠는 이미 주어져 있다. 필요한 것은 기술의 발명이 아니라, 파편화된 해법들을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 있게 통합하고, 지역 갈등을 돌파해 내는 정치권의 타협 없는 '실행력

    정화일기자
    조회수66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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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열린 '낙동강 수질오염 해법 토론회'에서는 부울경 660만 시·도민의 생명줄인 낙동강 수질 오염에 대한 처절한 진단이 쏟아졌다. 이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산광역시당, 경상남도당이 공동 주최하였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민주홀에서 이재영 민주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하였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 문제가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닌 생존권의 문제임을 경고했다. 본지는 낙동강 식수 문제의 '해결 방안'을 다룰 다음 기획 기사에 앞서, 이번 편에서는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생생한 발언을 바탕으로 낙동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시간적 흐름, 국가·지자체적 차원, 기술·정치적 차원으로 나누어 상세히 기록한다. 

     

    시간의 흐름으로 본 낙동강의 기술적 문제: 1991년 페놀부터 과불화화합물까지

    전문가들은 낙동강 수돗물 불신의 역사가 특정 화학 사고에서 시작해 기후변화와 신종 유해 물질의 위협으로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고 진단했다.

    1990년대~2000년대 (화학 사고와 정수 처리의 한계): 맹승규 세종대 교수는 "수돗물 불신의 시작은 1991년 페놀 유출 사고"라며 불안의 시발점을 짚었다. 지자체들은 이를 막고자 고도 정수 처리 시설을 도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맹 교수는 "고도 정수 처리 시설을 도입했지만, 이는 주로 조류나 이취미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지 수만 가지의 유해 물질에 모두 대응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닙니다"라며 당시 기술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했다.

    2010년대 (녹조와 독소, 끊이지 않는 사고): 시간이 지나며 하천의 생태적 위협이 가중됐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겨울철임에도 불구하고 여름철에 발생하는 마이크로시스티스 같은 조류 독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시사철 이어지는 녹조 독소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한 "과거 구미 불산 가스 누출 사고 때 방제용으로 쓰인 오염원들이 낙동강으로 다 유입됐다"며 화학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하천의 현실을 꼬집었다.

    현재 (신종 미량 유해 물질과 수도꼭지의 공포): 현재 낙동강은 고도 정수로도 거르기 힘든 신종 물질의 위협을 받고 있다. 맹승규 교수는 "강변여과수를 도입하더라도 1,4-다이옥산 같이 제어하기 힘든 친수성 유해 물질은 원천 차단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과불화화합물(PFAS) 이슈도 대두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오염된 원수는 결국 시민의 생명 단축과 직결된다. 김홍선 부산과학기술대 수석연구위원은 "오염된 낙동강 물을 마시는 부산 시민은 서울 시민보다 기대 수명이 2.4, 건강 수명이 1.8년 짧다는 통계가 있습니다"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더 끔찍한 것은 정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피해다. 맹승규 교수는 "소독부산물은 염소 소독 시 발생하는 발암 물질로 가정의 수도꼭지에서 더 높게 검출됩니다"라며 가정 내 수돗물 이용의 치명적 문제를 폭로했다.

     

     

    구조적 문제: 국가적 차원 vs 지자체 차원

    낙동강 수질 문제는 중앙정부의 소극적 규제와 지자체 간의 극심한 이기주의가 뒤엉킨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문제 (규제 권한 부재와 국비 의존): 지자체는 오염원을 차단하고 싶어도 국가(환경부)의 권한에 묶여 손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홍선 박사는 "상류 지역에 대한 환경 규제는 환경부 소관이어서 부산 경남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라며 권한 부재의 문제를 비판했다. 또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해 매년 중앙정부 국비에 의존해야 했고"라며 지자체의 재정적 한계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음을 지적했다.

    지자체 차원의 문제 (·하류 갈등과 극심한 님비 현상): 지역 간의 끝없는 갈등은 취수원 다변화 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형섭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과거 정책 실패를 언급하며 "남강댐, 합천댐 등 타 지역 물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현재 강변여과수 역시 농민 반발에 부딪혀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상용 생태환경연구소 이사장은 지자체 이기주의의 민낯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합천댐 물 준다고 하니까 거창군이 ... (대구에)안동댐 물 관거, 상주, 의성 점프도 안됩니다.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정말 어렵습니다"라며 타 지역 물을 끌어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임을 꼬집었다. 김홍선 박사 역시 "·하류 지역 갈등...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문제가 30년간 방치되었다고 진단했다.

     

    근본적 문제 진단: 기술적 문제 vs 정치적 문제

    토론회에서는 낙동강 문제의 근본 원인이 '기술의 부재'에 있는지, '정치의 부재'에 있는지를 두고 강도 높은 진단이 이어졌다.

    기술적 문제 (보호구역 부재와 분산형 오염 유입): 기술적 측면에서 낙동강은 원천적인 구조적 결함을 지닌다. 김홍선 박사는 상류 산업단지의 폐수 구조를 지적하며 "각 공간별로 독립적으로 처리한 후 직접 방류하는 분산형 구조 탓에 실시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이형 교수는 비점오염의 파괴력을 언급하며 "돼지가 사람에 비해서 오염물질 4배를 배출"하는데, 이러한 가축 분뇨가 "퇴비로 경작지에 살포... 그대로 하천으로 나오기 때문에 녹조 관리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맹승규 교수는 "한강처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철저하게 보호받지 못하고 낙동강 본류에서 90% 이상을 취수... 수질 변동성이 굉장히 큽니다"라며 구조적으로 오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하천의 특성을 설명했다.

    정치적 문제 (결단력 상실과 무책임의 30): 그러나 전문가들이 가장 분노한 대목은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알면서도 30년간 방치한 '정치권의 무능'이었다. 박재현 교수는 단호한 어조로 "과학적인 문제 공학적인 문제 절대 아닙니다. 정치적 문제입니다. 정치인들이 결단하고 그 정책들을 실현해 내지 못한다"라고 일갈했다. 플로어에서 발언한 주기재 부산대 교수 역시 정치권의 무책임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이렇게 다 망친 거예요. 과학이나 대통령이 실효적 과학적으로 그게 아이디어가 부족해서 진행을 못하는 게 전혀 아니고요"라며 이미 대안이 차고 넘침을 강조한 뒤, "매일 50번씩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라며 탁상공론만 반복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이처럼 낙동강의 식수 문제는 30년에 걸쳐 누적된 맹독성 유해 물질과 기술적 취약성, 그리고 이를 방치한 국가와 지자체의 갈등 및 정치권의 무능이 만들어낸 총체적 재난으로 확인되었다. 얽히고설킨 이 참담한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내놓은 '구조적 해결 방안'등은 다음 기획 기사에서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정화일기자
    조회수81
    2026-03-03
  • 본문내용
    ▲에코나우가 위탁 운영하는 서초구립 방배숲환경도서관. 에코나우
    ▲에코나우가 위탁 운영하는 서초구립 방배숲환경도서관. 에코나우 제공 

    에코나우(대표 하지원)이 위탁 운영하는 서초구립 방배숲환경도서관(이하 방배숲환경도서관)이 지난 25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주최한 ‘2026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시상식에서 공공부문 우수상을 받으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녹색기후상은 2010년 제정된 기후변화 종합 시상으로, 기후 관련성·지속가능성·사회적 참여 등 총 8개 항목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공공·외교·자치 등 7개 부문에 총 153개의 단체와 개인이 응모했으며 방배숲환경도서관은 공공부문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일평균 1000명이 방문하는 환경 특화 공공도서관으로 친환경 운영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2024년 그린애플어워즈 동상, 2025년 그린월드어워즈 은상을 수상했다.

    2024년에는 환경부 장관상을 받으며 국내외 운영 성과를 연속 인정받고 있다. 실제 탄소 감축 수치도 뒷받침된다. 2025년 한 해 탄소배출을 20.9톤을 감축했으며 이는 30년산 소나무 3165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다.

    이번 수상의 핵심 요인은 ‘사람의 변화를 통한 지역사회 협력형 탄소중립 실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2023년 개관 초기부터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이 ‘시민의 인식 변화’에 있다는 에코나우의 교육 철학을 도서관 운영 전반에 적용해 왔다.

    도서관 내 일회용품 없는 카페 운영과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통한 에너지 자립, 그리고 환경 특화 독서문화 프로그램과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결합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모델은 공공도서관 ESG 경영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경신 방배숲환경도서관장은 “도서관이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공공부문 우수상을 받게 된 것은 시민들과 함께 일상 속 탄소중립을 실천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도서관의 탄소중립 모델을 더욱 고도화, 시민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에코나우 하지원 대표는 “방배숲환경도서관의 수상은 에코나우가 17년간 추구해 온 ‘사람을 통한 환경문제 해결’이라는 가치가 공공 서비스 영역에서도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라면서 “앞으로도 공공 환경특화도서관의 전국적 확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설동본기자
    조회수61
    2026-02-28
  • 본문내용

    ”지속가능성 공시, 최소 자산 10조부터 시작해야”… KoSIF, 금융위에 로드맵 기준 상향 촉구
    일부 기업 협회의 시간 끌기용 주장만 과도하게 반영해 공시 대상 30조, 스코프3 유예 3년 등 국제 정합성 결여
    "글로벌 대전환기, 4월 최종안에 투자자·전문가 목소리 담아  재설계해야"

    KoSIF는 2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초안'에 대해 기후 친화적 체질 개선을 미루려는 일부 기업 협회의 ‘시간 끌기’용 주장만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엄종환 SKT ESG추진실장이 ‘ESG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소개하는 모습이다. 시민사회신문DB
    KoSIF는 2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초안'에 대해 기후 친화적 체질 개선을 미루려는 일부 기업 협회의 ‘시간 끌기’용 주장만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엄종환 SKT ESG추진실장이 ‘ESG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소개하는 모습이다. 설동본 기자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25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공시(ESG 공시) 로드맵 초안'에 대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한 점은 환영하지만 세부 제안은 국제 기준과 속도에 크게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안"이라며 전면적인 상향 조정을 촉구했다.

    금융위는 이날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2028년(FY27) 자산 30조 원 이상 상장사부터 공시를 의무화하고, 스코프3(Scope3) 배출량 공시는 3년 유예해 2031년부터 적용하는 안을 내놓았다. 공시 채널은 한국거래소 공시로 시작, 법정공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KoSIF는 "이번 초안이 기후 친화적 체질 개선을 미루려는 일부 기업 협회의 ‘시간 끌기’용 주장만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우리 기업과 경제의 녹색전환(Green Transformation)과 코리아 프리미엄 달성이라는 목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로드맵이 국제적인 정합성을 잃을 경우 양질의 장기 투자자는 빠져나가고 단기 투기 자본이 유입되어 자본시장 전체에 심각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적용 기업의 규모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의 '2025년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적용' 계획에서 크게 후퇴한 '자산 30조 원' 기준은 관례적인 대기업 기준(2조 원)에 비추어 보아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KoSIF는 “국내 주요 상장사들은 이미 2008년부터 현재까지 CDP를 통해 기후 공시 역량을 축적해온 상황”이라며 “일본(2027년 3조 엔, 2028년 1조 엔) 등 글로벌 공급망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2028년 도입 시 최소한 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부터는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제시한 '거래소 공시 선행 후 사업보고서 전환'에 대해서는 부담 경감 취지에는 공감하나, 정보의 신뢰성과 국제적 정합성 확보를 위해 완충 기간을 결코 길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KoSIF는 이 기간을 1년 내외로 설정하고,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통해 사업보고서 내 법정공시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온실가스 스코프3 배출량 공시를 3년 유예한 방안 역시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ISSB(1년 유예), EU(유예 없음), 일본·호주(1년 유예) 등 주요 선진국 대비 이미 공시 시작 시점과 비교하면 너무 길다는 것이다.

    KoSIF는 “정확한 측정과 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나,  투자자들은 부정확성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기후리스크 및 기회 등 기후경쟁력 측면에서 스코프3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요구하고 있다”며 유예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기업은 2023년 127개, 2024년 158개, 2025년에는 222개사로 상당수가 스코프3를 보고하고 있다.

    KoSIF 이종오 사무총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동향이나 EU의 속도 조절 등 단기적 흐름을 핑계로 지속가능성 공시 대상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기임을 고려할 때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정부가 오는 4월 최종안을 확정하기 전까지 형식적인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투자자와 전문가, 시민사회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초안보다 한층 야심 찬 로드맵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설동본기자
    조회수63
    2026-02-25
  • 본문내용

    서울·경기·인천 동시 민간 의존…생활폐기물 처리비용 불안정성 확대
    "재사용·재활용 확대해 소각 수요 낮추는 감량 정책으로 전환해야"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 모습. 김대영 기자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 모습. 설동본 기자

    수도권 직매립 금지 시행을 앞두고 서울·경기·인천 기초지자체들이 체결한 민간 처리시설 계약을 분석한 결과, 생활폐기물 민간 위탁 구조는 비용 변동성이 크고, 발생지와 처리지 분리로 단가 상승 압력이 존재하며, 장기적 재정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서울·세종·대전·인천·예산홍성·청주충북환경연합과 중앙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2일 각 지자체 계약 단가에서 운반비를 일괄 3만 5천 원을 차감해 비교 가능한 ‘평준화 단가(운반비 미포함 기준)’로 환산한 값에 기초해 분석한 결과다. 운반비는 계약별로 상이해 정교한 절대 비교에는 한계가 있으나 단가 구조의 전반적 경향을 파악하기 위한 보정치로 적용했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운반비를 제외한 수도권 전체 민간 소각의 평균 단가는 톤당 147,355원으로 나타났다. 최소 단가는 84,734원, 최대 단가는 259,500원으로, 동일한 ‘민간 소각장’ 계약임에도 단가 편차가 3배 이상 벌어졌다. 민간 재활용의 평균 단가는 톤당 134,537원이었으며, 최소 105,110원에서 최대 181,230원까지 분포했다.

    관내·관외 처리 비용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민간 소각의 경우, 발생지 내(관내) 처리 평균 단가는 140,121원인 반면, 발생지 외(관외) 처리 평균 단가는 154,952원으로 약 1만 5천원가량 높았다. 폐기물 장거리 운송에 따라 추가되는 운반비를 고려하면 실제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단가는 훨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즉, 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 잇따르는 비용 부담 역시 가중된다.

    폐기물을 당장 처리해야 하는 지자체는 협상력이 약화되고, 처리시설은 공급자 우위에 놓이게 된다. 3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할 시 단가가 11만 5천 원까지 낮아지는 사례가 있지만 장기 계약이 무조건 낮은 단가로 이어진다는 뚜렷한 경향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민간 위탁은 계획된 처리 체계로 나아갈 수 없는 ‘긴급 대응형 시장 의존 구조’에 불과한 구조를 보여준다.

    쓰레기 민간 위탁은 공공 처리에 비해 가격 부담과 불안정성이 동시에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지자체 관점에서는 예산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재정 부담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서울·경기·인천이 동시에 민간 처리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처리시설이 공급자 우위를 점하며 단가가 상향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공공 소각장 위탁단가가 톤당 14만 원, 수도권매립지는 11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자치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자체 재정과 시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구조다.

    환경연합은 "결국 비용 문제의 해법은 처리시설을 더 찾는 데 있지 않다. 예산을 감량·재활용 정책에 우선 배분하는 구조로 바꾸지 않는다면 직매립 금지는 또 다른 비용 전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폐기물 발생 자체를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실질적으로 확대해 소각 수요를 낮추는 감량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동본기자
    조회수74
    20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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